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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감정가의 진실 (시세 차이, 추가 비용, 입찰 판단)

by 살림업 2026. 2. 28.

"감정가 3억에서 36% 할인된 가격이니까 정말 싸게 나온 거 아닌가요?" 경매 초보인 저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법원이 정한 공식 숫자니까 믿을 만하다고 여겼고, 할인율만 보고 '이건 기회다'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현재 시세를 찾아보니 감정가 자체가 이미 시세보다 높게 책정된 물건이었습니다. 할인된 가격이 전혀 저렴하지 않았던 거죠. 감정가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경매 입찰 판단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경매 감정가 관련 사진
경매 감정가 관련 사진

감정가와 시세가 다른 이유

경매가 시작되면 법원이 감정평가사를 선임해서 부동산 가치를 산정합니다. 감정평가사는 현장을 방문하고 주변 실거래가, 물건 상태 등을 종합해서 감정가를 결정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감정평가는 경매 개시 시점을 기준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경매개시결정이 나고 첫 매각기일까지는 보통 4~6개월이 걸립니다. 그 사이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움직였느냐에 따라 감정가와 실제 시세 사이에 격차가 생깁니다. 상승기였다면 감정 이후 시세가 더 올라 있을 수 있고, 하락기라면 감정가가 현재 시세보다 높게 형성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경매 물건을 살펴보다 보면 감정가가 시세보다 높아서 첫 기일에 아무도 입찰하지 않고 유찰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예를 들어 감정가 3억 원짜리 아파트가 두 번 유찰되어 최저가가 1억 9,200만 원까지 떨어졌다고 해봅시다. 감정가 대비 36% 할인이니까 굉장히 싸 보입니다. 그런데 현재 실거래가를 확인해 보니 주변 시세가 이미 2억 원 초반으로 내려와 있다면 어떨까요. 1억 9,200만 원이 그다지 매력적인 가격이 아닐 수 있습니다.

반대 상황도 있습니다. 감정가 이후 시세가 많이 올랐는데 첫 기일에 유찰된 물건이라면, 최저가가 시세보다 훨씬 낮은 진짜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감정가 대비 할인율만 보고 판단하면 이런 기회를 놓치거나, 반대로 비싸게 사는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경매 공부를 시작한 뒤로 물건을 볼 때 제일 먼저 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감정가와 최근 실거래가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것입니다. 네이버 부동산이나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현재 시세를 직접 확인합니다. 이 차이가 크면 클수록 왜 그런지를 먼저 따져보게 됐습니다.

낙찰 후 실제로 들어가는 비용

감정가를 시세로 착각하지 않는 것만큼 중요한 게 또 있습니다. 바로 낙찰가 외에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입니다. 낙찰가만 보고 "싸게 샀다"라고 생각했다가 추가 비용을 더하고 나면 일반 매매와 큰 차이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취득세부터 생각보다 금액이 큽니다. 낙찰가를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미리 계산해두지 않으면 예상 밖의 지출이 발생합니다. 등기 비용도 법무사 비용을 포함해서 따로 준비해야 합니다. 명도 비용은 경우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점유자가 자진 퇴거하지 않으면 협의금을 주거나 강제집행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듭니다.

체납 관리비도 확인해야 합니다. 전 소유자가 밀린 관리비를 낙찰자가 일부 부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비어 있던 물건이라면 수리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벽지, 장판, 도배는 물론이고 경우에 따라 싱크대나 욕실까지 손봐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비용들을 다 합산하고 나서도 시세 대비 충분한 차익이 남는지를 따져봐야 진짜 저렴한 물건인지 알 수 있습니다. 감정가에는 이런 추가 비용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감정평가서 전문을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대법원 경매정보 사이트에서 열람할 수 있는데, 감정평가사가 어떤 기준으로 가격을 산정했는지, 물건의 상태나 특이사항은 없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내용이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졌지만, 반복해서 보다 보면 패턴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단순히 숫자만 보는 게 아니라 감정평가사의 눈으로 그 물건을 어떻게 봤는지를 읽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감정가 하나만 보고 "싸다, 비싸다"를 판단하던 초보 시절과 달리, 지금은 감정가를 그냥 참고 숫자 중 하나로 봅니다. 감정가는 입찰가 계산의 출발점일 뿐이고, 실제 가치 판단은 반드시 별도로 해야 합니다. 경매에서 진짜 중요한 건 감정가가 아니라 현재 시세 대비 실질 수익이 얼마나 남느냐입니다. 추가 비용까지 모두 계산한 뒤에도 차익이 남는지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감정가에 속지 않고 제대로 된 입찰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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