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4,387만 원. 제가 쓴 금액 그대로 낙찰됐습니다. 2등과의 격차는 287만 원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매는 운칠기삼이라고들 하지만, 제 세 번째 낙찰은 달랐습니다. 올 것이 왔다는 느낌. 기쁨보다는 확인에 가까웠습니다. 세 번의 유찰을 거치며 입찰가 산정 공식(Bidding Formula)을 다듬었고, 그 계산이 정확히 작동했다는 걸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낙찰의 감정 온도가 달라지는 순간
첫 번째 낙찰 때는 솔직히 믿기지 않았습니다. 기준도 없이 감으로 1억 3,200만 원을 썼는데 됐거든요. 결과지를 두 번 확인했습니다. 두 번째는 기준이 생긴 상태였지만 여전히 불확실했고, 낙찰 소식을 듣고 안도감부터 밀려왔습니다.
세 번째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네 번째 입찰 물건을 찾는 데 3주가 걸렸어요. 조급하지 않았습니다. 앞에서 만든 비교표 기준에 맞는 물건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수도권 7호선 역세권, 도보 6분 거리, 전용면적 16평 소형 아파트가 눈에 들어왔을 때 모든 검증 단계를 거쳤습니다.
권리분석에서 말소기준권리(Foreclosure Reference Right) 이후 권리가 깔끔했습니다. 여기서 말소기준권리란 경매 낙찰 시 자동으로 소멸되는 권리의 기준점을 의미합니다. 이 이후에 설정된 권리들은 낙찰과 동시에 사라지므로, 복잡한 권리관계없이 깨끗하게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선순위 임차인도 없었고 유치권 신고도 없었습니다.
임장 때 역까지 직접 걸어서 5분 53초를 쟀습니다. 주변 상가 공실률이 거의 0%였고, 부동산 두 곳 모두 "직장인 1인 가구 수요가 꾸준하다"는 동일한 답변을 했습니다. 수익률 계산에서 예상 월세 52만 원 기준, 대출 이자·재산세·수리비 적립을 제외한 실수익률이 4.7%로 나왔습니다. 제 기준인 4.5%를 넘었습니다.
입찰가 산정 과정이 가장 달랐습니다. 최근 3개월 실거래가를 확인했더니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이 1억 6,300만 원과 1억 6,800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시세를 1억 6,500만 원으로 잡았습니다. 해당 지역 유찰 1회 소형 아파트의 최근 다섯 건 낙찰가율(Successful Bid Rate)은 89%, 91%, 88%, 92%, 90%였습니다. 여기서 낙찰가율이란 감정가 대비 실제 낙찰된 가격의 비율을 뜻합니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입니다.
평균 90%를 적용하면 1억 4,850만 원이 나옵니다. 취득세와 등기비용을 빼면 상한선은 1억 4,450만 원입니다. 상단 구간인 92%를 적용해도 1억 4,904만 원으로 상한선과 비슷했습니다. 최종적으로 1억 4,387만 원을 썼습니다. 상한선에서 63만 원 낮춘 금액이었고, 의도적으로 깔끔하지 않은 숫자를 선택했습니다.
개찰 당일, 이름이 불렸을 때 기쁨보다 "맞았다"는 확인의 감정이 먼저 왔습니다. 2024년 기준 국내 부동산 경매 시장의 평균 낙찰가율은 약 87%로 집계됐습니다(출처: 법원경매정보). 제 계산이 시장 평균을 반영했고, 지역 특성까지 고려한 결과였다는 걸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계산이 정교해지면 낙찰은 결과가 된다
세 번의 유찰 경험이 이번 낙찰을 만들었습니다. 앞에서 세 번째 입찰이 280만 원 차이로 유찰됐을 때, 저는 "계산이 나아지고 있다"라고 썼습니다. 실제로 그랬습니다.
첫 유찰 때는 감정가의 85%를 썼다가 92%에 낙찰됐습니다. 7% 차이였습니다. 두 번째는 89%를 썼는데 91%에 낙찰됐습니다. 격차가 2%로 줄었습니다. 세 번째는 90.2%를 쓰고 90.4%에 낙찰됐습니다. 0.2% 차이였고, 금액으로는 280만 원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매는 운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이 세 번의 유찰을 거치며 다르게 보게 됐습니다. 입찰가 산정 공식이 정교해질수록 낙찰은 운이 아니라 계산의 결과에 가까워진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이번 네 번째 입찰에서 제가 적용한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최근 3개월 실거래가로 현재 시세를 확인
- 동일 조건(유찰 횟수, 면적, 지역) 최근 5건의 낙찰가율 평균 산출
- 시세의 90%를 기준으로 상한선 설정
- 취득세·등기비용 제외 후 최종 입찰가 산정
이 과정에서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수익률) 계산이 필수였습니다. 여기서 ROI란 투자한 자본 대비 실제 수익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예상 낙찰가 1억 4,200만 원, 총 취득비용 1억 4,650만 원, 대출 70% 가정 시 자기 자본은 약 4,400만 원이었습니다. 월세 52만 원에서 대출 이자·재산세·수리비를 빼면 연 실수익률 4.7%가 나왔습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24년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평균 61.3%를 기록했습니다(출처: 한국감정원). 소형 아파트의 경우 월세 전환 수요가 높아 실수익률 4~5% 구간이 일반적입니다. 제 계산이 시장 데이터와 부합했습니다.
법원에서 개찰 결과를 들었을 때, 긴장보다는 평온함이 컸습니다. 할 수 있는 걸 다 했다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계산이 맞았으니까요. 실제로 맞았습니다. 287만 원 차이로 1등을 했고, 이건 운이 아니었습니다.
법원을 나오면서 결과지를 들고 걸었습니다. 세 번의 유찰, 세 번의 낙찰. 여섯 번의 입찰 경험이 쌓인 상태였습니다. 처음 법원에 왔을 때는 번호표 뽑는 곳도 몰랐고, 보증금 수표 준비하는 절차도 낯설었습니다. 지금은 입찰표 쓰는 것도, 기다리는 것도, 결과를 듣는 것도 몸에 익었습니다. 처음의 두려움이 익숙함으로 바뀌는 데 여섯 번이 걸렸습니다.
세 물건을 보유하게 되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보입니다. 잔금 납부, 등기 절차, 임차인 현황 파악, 명도 협의, 임대 세팅까지. 할 일이 많지만 두렵지 않습니다. 두 번 해본 일이거든요. 두 번 해본 일은 세 번째에 훨씬 수월합니다.
세 번째 낙찰을 받으면서 정리된 것들이 있습니다. 낙찰의 감정 온도가 달라졌습니다. 기쁨보다 확인의 느낌이 생겼습니다. 계산이 정교해지면 낙찰이 운이 아니라 결과라는 느낌이 옵니다. 세 번의 유찰이 계산을 다듬었고, 그 계산이 세 번째 낙찰을 만들었습니다. 두 번 해본 절차는 세 번째에 두렵지 않습니다. 물건이 늘어날수록 달라지는 것들이 있고, 그게 또 다음 편의 이야기가 될 겁니다. 올 것이 왔다는 느낌. 그 느낌이 이번 낙찰에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