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세 번째 물건을 취득하기 전까지 레버리지를 "이론으로만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대출을 끼면 수익률이 올라간다는 말, 머리로는 이해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제 물건 숫자에 대입해 보기 전까지는 그게 얼마나 달라지는지 전혀 감이 없었습니다. 직접 계산해 보고 나서야 비로소 레버리지가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대출 비율에 따라 수익률이 어떻게 달라지나
레버리지(Leverage)란, 타인의 자본을 활용해 자기 자본만으로는 불가능한 규모의 자산을 매입하고, 그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차입 비용을 충당하는 투자 구조입니다. 쉽게 말해, 내 돈을 덜 쓰고 더 큰 자산을 굴리는 방식입니다.
제가 세 번째 물건으로 직접 계산해 봤습니다. 총 취득 비용은 1억 4,650만 원이었고, 이자를 제외한 연간 순수익은 575만 원이었습니다. 월세 52만 원에서 연간 재산세 19만 원, 수리비 적립 30만 원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입니다. 여기에 대출 비율을 달리 적용해 시나리오 세 가지를 돌려봤습니다.
대출 없이 전액 현금으로 취득하면 자기 자본 수익률(ROE, Return on Equity)은 3.9%입니다. ROE란 투자한 자기 자본 대비 얼마나 수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반면 대출 50%를 활용하면 자기 자본이 7,325만 원으로 줄고, 이자 256만 원을 내고도 수익률이 4.4%로 오릅니다. 대출 70%를 쓰면 자기 자본은 4,395만 원까지 줄고 수익률은 4.9%까지 올라갑니다. 같은 물건을 사는데 방식만 달리했을 뿐인데, 수익률이 1% 포인트 차이가 납니다.
시나리오별 자기 자본 수익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대출 없음: 자기 자본 1억 4,650만 원 / 연간 순수익 575만 원 / 수익률 3.9%
- 대출 50%: 자기 자본 7,325만 원 / 연간 순수익 319만 원 / 수익률 4.4%
- 대출 70%: 자기 자본 4,395만 원 / 연간 순수익 216만 원 / 수익률 4.9%
수익률만 보면 대출을 최대한 당기는 게 정답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계산을 마친 직후에 바로 느꼈습니다.
레버리지의 반대편, 리스크를 어떻게 볼 것인가
레버리지를 높게 쓸수록 수익률이 올라가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금리가 오르는 순간, 그 구조가 반대로 작동합니다. 제가 가정한 금리는 연 3.5%였는데, 이게 5%로 오르면 어떻게 될까요. 대출 70% 시나리오에서 연간 이자가 359만 원에서 512만 원으로 뜁니다. 순수익 575만 원에서 512만 원을 빼면 63만 원만 남습니다. 자기 자본 수익률이 4.9%에서 1.4%로 뚝 떨어지는 겁니다. 금리가 조금 더 오르거나 공실이 겹치면 역마진, 즉 이자가 수익을 초과하는 상황이 바로 발생합니다.
공실 리스크도 마찬가지입니다. 월세가 한 달 안 들어와도 대출 이자는 그대로 나갑니다. 대출 70% 시나리오에서 한 달 공실이면 약 30만 원이 그냥 빠져나갑니다. 현금으로만 샀다면 공실 기간에 손실이 없는데, 대출이 클수록 공실 한 달이 훨씬 뼈아픕니다.
그리고 제가 직접 경험하면서 가장 신경 쓰인 부분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입니다. DSR이란 연간 총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며, 이 비율이 일정 한도를 초과하면 추가 대출이 불가능해집니다(출처: 금융위원회). 레버리지를 공격적으로 쓰다가 DSR 한도가 꽉 차면, 다음 물건에서 대출이 아예 안 나옵니다. 자산 확장의 속도 자체가 막히는 겁니다. 세 번째 물건을 취득하면서 이 부분을 미리 확인하지 않았다면 꽤 당황스러운 상황이 됐을 겁니다.
그래도 대출 70%를 선택한 이유와 제가 지키는 원칙
저는 세 물건 모두 대출 70% 수준으로 취득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자기 자본을 한 물건에 몰아넣는 것보다, 여러 물건에 분산해서 자산 형성 속도를 높이는 쪽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전액 현금으로 하나를 사는 것과, 레버리지를 써서 세 개를 사는 것은 장기적으로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물론 무조건 대출을 최대로 당기는 게 아닙니다. 제가 경험을 쌓으면서 만든 원칙이 몇 가지 있습니다.
- 월세 수익이 이자의 1.5배 이상일 때만 대출을 활용합니다. 이 비율이 깨지면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역마진이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공실 2개월치에 해당하는 예비 자금은 항상 별도로 유지합니다. 대출이 있는 상황에서 공실은 단순한 수익 감소가 아니라 실질적인 현금 지출입니다.
- 금리 상승 시나리오를 미리 계산해 둡니다. 금리가 1% 오를 때 제 수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숫자로 알고 있어야, 실제로 오르는 순간에 패닉 없이 대응할 수 있습니다.
- DSR 한도 여유를 항상 확인합니다. 다음 물건을 취득하려는 시점에 한도가 막혀 있으면 좋은 물건이 나와도 손을 쓸 수 없습니다.
2023년 기준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변동형 기준 연 4~6% 수준까지 올라간 시기도 있었습니다(출처: 한국은행). 제가 3.5%를 기준으로 잡았지만, 그게 영원히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레버리지는 금리 환경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얼마나 쓸지"보다 "어떻게 관리할지"가 훨씬 중요한 질문입니다.
레버리지를 이론으로 알 때와 내 물건에 직접 숫자를 넣어볼 때는 완전히 다른 이해입니다. 저도 계산하기 전까지는 막연하게 "대출이 유리하다"는 감으로만 생각했습니다. 직접 시나리오를 돌려보고 나서야 어느 조건에서 유리하고, 어느 시점에서 위험해지는지가 보였습니다. 투자를 앞두고 계시다면, 먼저 내 물건 숫자로 시나리오를 직접 계산해 보시길 권합니다. 감이 아니라 숫자로 보는 것, 그게 레버리지를 안전하게 쓰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투자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또는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상황에 맞게 신중하게 판단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