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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물건 기준 (역세권, 실수익률, 종부세)

by 살림업 2026. 4. 1.

경매 물건을 고를 때 기준이 있어야 할까요, 없어야 할까요? 저는 처음엔 기준 없이 '감'으로만 골랐습니다. 역세권이면 좋겠다, 소형이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뿐이었죠. 그런데 두 번의 낙찰을 경험하고 나니 기준 없이 물건을 보면 물건이 저를 고르는 상황이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세 번째 물건을 앞두고 이번엔 기준을 문서로 써봤습니다.

경매 물건 기준 관련 사진
경매 물건 기준 관련 사진

역세권 기준, 도보 시간을 직접 재야 하는 이유

첫 번째 물건을 볼 때 지도 앱에서 역까지 도보 10분이라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걸어보니 12분이 걸렸습니다. 언덕이 있었고 신호등이 세 개나 있었거든요. 여기서 '도보 시간'이란 평지를 기준으로 한 직선거리 계산이 아니라, 실제 보행 환경을 반영한 시간을 의미합니다. 지도상 거리와 체감 거리는 다릅니다.

이후 저는 역세권 기준을 도보 7분 이내로 강화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직접 걸어서 시간을 재기로 했죠. 임장을 나갈 때 스마트폰 스톱워치를 켜고 역에서부터 물건까지 실제로 걸어봅니다. 경사가 얼마나 되는지, 밤에 가로등이 있는지, 주변에 편의시설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역세권 기준을 강화한 이유는 임차인 수요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도보 10분과 7분은 숫자상 3분 차이지만, 임차인 입장에선 '역 가까운 집'과 '역 좀 먼 집'의 차이로 받아들여집니다. 실제로 두 번째 물건은 역세권 도보 6분대였는데 공실 기간이 2주밖에 안 걸렸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해당 지역 공실률을 확인했을 때 역세권 7분 이내 물건이 평균 1개월 이내 임대차 체결률 85% 이상이었습니다).

실수익률 계산, 숨어있는 비용까지 반영해야

첫 번째 물건 때 저는 월세를 대출 이자로 나눈 단순 계산만 했습니다. 월세 50만 원, 대출 이자 40만 원이면 수익률 괜찮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실제로 운영해 보니 재산세, 수리비, 공실 기간, 중개비가 다 빠져나갔습니다. 1년 동안 실제로 손에 쥔 수익은 예상의 60% 수준이었습니다.

여기서 '실수익률(Net Yield)'이란 월세 수입에서 대출 이자, 재산세, 관리비, 수리비, 공실 비용, 중개 수수료 등 모든 비용을 차감한 후 실제로 남는 수익을 투자금액으로 나눈 비율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장부상 수익이 아니라 통장에 실제로 찍히는 돈 기준입니다.

저는 이제 모든 비용을 엑셀에 입력합니다. 재산세는 공시가격 기준으로 계산하고, 수리비는 준공 연도와 현장 상태를 보고 평당 30~50만 원을 예상합니다. 공실은 연 1개월을 가정하고, 중개비는 월세의 반월치를 반영합니다. 이렇게 계산하면 첫 번째 물건 때 예상했던 수익률 5%는 실제론 3.8% 수준이었습니다.

세 번째 물건 기준은 실수익률 연 4.5% 이상입니다. 첫 번째보다 낮아 보이지만 이건 비용을 다 반영한 현실적인 숫자입니다. 수익률이 4.5% 아래로 떨어지면 공실이 2개월만 생겨도 연간 수익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수 있거든요.

종부세 합산, 세 번째 물건부터 체크해야 하는 항목

두 번째 물건까지는 종부세를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공시가격 합산이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선에 한참 못 미쳤거든요. 그런데 세 번째 물건을 고르기 시작하면서 이 부분을 검토하게 됐습니다.

여기서 '종부세 합산(Aggregate Property Tax)'이란 개인이 소유한 모든 부동산의 공시가격을 합산하여 일정 금액을 초과할 경우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를 의미합니다. 2024년 기준 주택의 경우 공시가격 합산 9억 원(1세대 1 주택자는 12억 원)을 초과하면 종부세가 부과됩니다(출처: 국세청).

저는 현재 두 물건의 공시가격 합산이 약 6억 원입니다. 세 번째 물건을 취득하면 합산액이 8억~9억 원대에 근접할 수 있습니다. 공시가격이 매년 조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2~3년 후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거죠.

그래서 세 번째 물건 기준에 '공시가격 기준 종부세 합산 영향 검토'를 넣었습니다. 물건을 보면 해당 물건의 공시가격을 확인하고, 기존 두 물건과 합산했을 때 9억 원 기준선까지 여유가 얼마나 되는지 계산합니다. 종부세율은 공시가격 구간에 따라 0.5%~2.7%까지 누진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기준선을 넘으면 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타협하지 않는 기준, 선순위 임차인과 직접 임장

기준을 세우면서 '이 항목만큼은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라고 정한 것들이 있습니다. 그중 첫 번째가 선순위 임차인 없음입니다. 선순위 임차인이란 낙찰자보다 먼저 배당받을 권리를 가진 임차인을 의미합니다. 이들이 있으면 낙찰 후에도 보증금을 돌려줄 때까지 그 임차인을 내보낼 수 없습니다.

첫 번째 물건을 볼 때 선순위 임차인이 있는 물건을 검토한 적이 있습니다. 감정가 대비 70%로 가격이 매력적이었거든요. 그런데 권리분석을 해보니 선순위 보증금이 5천만 원이었고, 낙찰자가 이를 인수해야 했습니다. 실제 투자금은 낙찰가에 5천만 원을 더한 금액인 셈이었죠. 그 물건은 포기했습니다.

두 번째로 타협하지 않는 기준은 직접 임장 미확인 물건입니다. 사진이 좋아 보여도 직접 가보지 않으면 입찰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 물건 임장 때 사진에선 깔끔해 보였는데 현장에 가보니 벽지에 곰팡이가 있었고 화장실 배수가 막혀 있었습니다. 수리비가 예상보다 200만 원 더 들었죠.

세 번째 기준은 실수익률 4.5% 이하 물건입니다. 비용을 다 넣고 계산했을 때 이 수익률이 안 나오면 사지 않습니다. 수익률이 낮으면 공실이 생겼을 때 버틸 여유가 없어지거든요. 월세 수입만 믿고 대출을 끼면 공실 2개월이 1년 수익을 날릴 수 있습니다.

기준을 세우고 나니 물건을 보는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처음 두 달 동안 본 물건이 열두 개였는데 기준에 맞는 건 세 개뿐이었습니다. 역세권 기준에서 네 개, 수익률 기준에서 세 개, 준공 연도에서 두 개가 걸러졌죠. 기준이 없었으면 열두 개를 다 고민했을 겁니다. 기준이 있으니 집중할 대상이 줄어드는 거예요. 이제는 운이 아니라 기준으로 고르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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