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와 공매를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경매 공부를 시작하고 몇 달이 지나도록 "공매는 그냥 경매 비슷한 거 아닌가?"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터디에서 "공매는 경쟁이 덜해서 더 싸게 살 수 있다던데요"라는 말을 듣고 나서 제대로 조사해 봤더니, 두 제도는 주관 기관부터 명도 절차까지 생각보다 많이 달랐습니다. 오늘은 경매와 공매의 실제 차이를 비교보겠습니다.

주관 기관이 다르면 모든 게 달라진다
경매와 공매의 가장 큰 차이는 누가 진행하느냐입니다. 경매는 법원이 주관합니다. 채무자가 금융기관 빚을 갚지 못할 때 채권자가 법원에 경매를 신청하면, 법원이 민사집행법에 따라 절차를 진행합니다. 반면 공매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KAMCO)가 주관합니다. 세금을 체납한 경우 국세청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재산을 압류하고, 이를 캠코에 위탁해서 국세징수법에 따라 매각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민사집행법이란 법원이 강제로 채권을 회수하는 절차를 규정한 법률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빚을 못 갚은 사람의 재산을 법원이 팔아서 채권자에게 돈을 나눠주는 과정을 정한 법입니다. 국세징수법은 세금을 못 낸 사람의 재산을 국가가 압류하고 처분하는 절차를 담은 법률입니다(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주관 기관이 다르다는 건 단순히 이름만 다른 게 아닙니다. 입찰 방식, 유찰 시 가격 감액 비율, 명도 절차까지 모든 게 달라집니다. 제가 처음 이걸 알았을 때 "그럼 지금까지 배운 경매 지식이 공매에선 안 통하는 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기본 개념은 비슷하지만 세부 절차에서 확실히 차이가 있더라고요.
온라인 입찰의 편리함과 명도의 함정
공매는 온비드(www.onbid.co.kr)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입찰합니다. 경매처럼 법원에 직접 가서 봉투를 제출할 필요가 없어요.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집에서 클릭 몇 번으로 입찰이 끝납니다. 저도 "이거 편하네, 시간 절약되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편리함에는 항상 대가가 따릅니다. 온라인 접근성이 좋다는 건 전국 모든 사람이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온비드란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는 공매 전용 온라인 플랫폼을 의미합니다. 국가가 압류한 재산뿐 아니라 각종 공공기관의 잉여 물품까지 이곳에서 입찰 방식으로 판매됩니다.
일반적으로 공매는 유찰 시 최저가가 10%씩 낮아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게 단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습니다. 경매는 유찰되면 20~30%씩 감액되는데, 공매는 천천히 낮아지니까 가격 메리트를 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물건을 빨리 확보하고 싶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경매가 더 유리한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공매의 진짜 함정은 명도입니다. 경매는 낙찰 후 법원에 인도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인도명령이란 법원이 점유자에게 부동산을 비우라고 명령하는 강력한 제도로, 불응 시 강제집행까지 가능합니다(출처: 대법원 법원경매정보). 하지만 공매에는 이 제도가 없습니다. 점유자가 나가지 않으면 민사소송을 직접 제기해야 하고, 시간과 비용이 훨씬 더 듭니다. 저는 이 부분 때문에 공매를 먼저 배우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권리분석과 물건 수의 현실
공매 물건은 주로 세금 체납으로 압류된 재산이라 권리 관계가 상대적으로 단순하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실제로 경매처럼 복잡한 근저당권, 가압류, 전세권 등이 여러 개 얽혀있는 경우는 적습니다. 하지만 "단순하다"는 게 "분석 안 해도 된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임차인 현황, 선순위 권리, 유치권 가능성 등은 여전히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여기서 근저당권이란 채권자가 빌려준 돈을 담보로 부동산에 설정하는 권리로, 채무자가 돈을 못 갚으면 그 부동산을 경매로 팔아서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은행이 대출할 때 "못 갚으면 집 팔아서 받겠다"라고 박아두는 권리입니다.
제 경험상 물건 수 차이가 체감됩니다. 같은 지역에서 검색해 봐도 경매 물건이 공매보다 훨씬 많습니다. 선택지가 넓다는 건 투자자에게 중요한 요소입니다. 공매는 물건이 나와도 원하는 입지나 조건에 맞는 경우가 드물어요. 경매를 먼저 익히는 게 실전 경험을 쌓기에 유리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공매의 종류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압류 재산 공매가 가장 일반적이고, 국유 재산 공매는 국가 소유 부동산을 처분할 때, 수탁 재산 공매는 금융기관이 취득한 부동산을 캠코에 위탁해서 파는 방식입니다. 각각 발생 원인과 권리 관계가 다르니 이것도 공부해야 합니다.
어느 쪽을 먼저 배울 것인가
저는 경매부터 배우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첫째, 경매 물건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실전 경험을 쌓기 쉽습니다. 둘째, 경매를 제대로 익히면 공매도 비교적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는 선배들의 조언을 들었습니다. 기본 개념인 권리분석, 현황조사, 수익성 계산은 동일하게 적용되니까요.
"공매가 경쟁이 덜하다"는 말도 있지만, 제 생각엔 그만큼 물건이 적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온비드에서 검색해 보면 원하는 지역에 매물이 거의 안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매는 매주 새로운 물건이 올라오는데 말이죠. 공매는 경매 실전을 어느 정도 경험한 후에 병행해서 배울 계획입니다.
공매와 경매를 비교하면서 느낀 건, 두 제도를 다 알면 투자 기회가 넓어진다는 점입니다. 경매 물건이 경쟁이 치열할 때 공매 쪽을 찾아볼 수도 있고, 반대로 공매 물건이 별로일 때 경매로 눈을 돌릴 수도 있으니까요. 다만 입문은 물건 수와 명도 절차 측면에서 경매가 더 유리합니다. 공매는 나중에 추가 학습으로 접근해도 늦지 않습니다.
참고: - 국가법령정보센터 (민사집행법, 국세징수법)
- 대법원 법원경매정보
-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